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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감정 들여다보기

소나라이 2022. 6. 20. 17:47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으면서
우리는 수많은 감정과 마주하면서 살아가.
하지만 이 감정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하는지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말해주는 책, 또는 사람은 많지. 않아
 
모든 것을 이야기할 때
항상 중심이 되는 것이 이 감정이라는 것이야.
무엇을 하던 모든 것 앞에는 이 감정이 존재하고,
이 감정에 따라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
판단이 날 때가 많더라고.
어릴 때부터 종교든 아니든
악한 감정과 좋은 감정으로 많이 배워왔었어.
기뻐하고, 감사하고, 행복해하는 감정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성숙한 사람이 되어가는 것처럼
이러면 아직 철이 없는 것처럼
정죄하고 차별하면서
충고, 조언, 비판, 판단의 손길을 멈추지 않았어
 
김윤나 작가님의 "당신을 믿어요"와
정혜신 작가님의 "당신이 옳다"라는 책에는 이렇게 설명되어있어.
'당신이 느끼는 모든 감정은 옳다.'.
이것이 좋은 감정이던 기독교가 말하는 죄라는 감정이던
"다 옳다"라고 하더라고.
책에서는 이렇게 부가 설명을 해
 
'네가 지금 그렇게 감정을 느끼는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고,
그렇게 느낄 수밖에 없는 너만의 이야기가 있다'라고.
 
그렇지만 우리는 어떻게 자라왔는지 알잖아?
미워하지 마, 화내지마, 그런 감정을 억누르고 사랑해야지, 라고 들으면서 살아왔잖아?
이것이 감정 폭력이지 않을까?
슬퍼서 힘들어 죽겠는데 힘내라고 하고,
누가 미워 죽겠는데, 그러면 안 된다고,
사랑해야 한다고 하는 그 자체가
감정 폭력이고 존재를 무시하는 것 아닐까?
한 사람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품으려 한다면 적어도
그 사람이 왜 슬픈지, 왜 힘들지, 그 사람이 왜 미워 죽겠는지
물어봐야 하는 게 인간의 존엄을 지켜주는 것이 아닐까?
 
뭐, 친구나 가족에게는 그렇게 한다고 하자.
누가 미워 죽겠으면 왜 그렇게 미워하는지,
슬프면 뭐가 그렇게 슬픈지,
진심으로 궁금해하고, 진심으로 질문한다고 하자.
 
그러면 나에게는 어때?
남에게는 그렇게 물어보고,
나에게는 얼마나 그렇게 물어보고 있어?
남의 감정과 존재와는 그렇게 소통하면서
나의 감정과 존재와는 얼마나 소통하고 있어?
내 감정을 누군가가, 그것도 나 자신이 배제하는 순간,
나의 일부인 나를 배제하는 것과 같아.
'넌 그렇게 느낄 가치가 없어'라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잖아?
그러면 그 뒤에 숨겨져 있는 나의 상처 입은 이야기들은 묻어지고,
자신을 더 알아가고, 스스로 대화할 기회는 없어지지.
 
그런 감정도 이유가 있고, 이야기가 있는 것이야.
그런 감정과 이야기할 시간이 필요해.
왜 그 상황에서 그런 감정을 느끼는지,
그 감정이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알려주고 싶은지
그 감정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해.
그럴 때 정말 내가 누구인지
조금씩 찾아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거야.
 
우리는 많은 감정을 느껴.
기쁨, 사랑, 행복 같은 우리가 생각하기에 이른바 '좋은 감정'을 느끼고 싶을 때가 많지만,
미움, 시기, 질투, 슬픔, 화같이 '안 좋은 감정'도 나의 일부분이기도 해.
그러니까 이 감정은 모두 옳아.
나는 사람들이 특정한 감정에 반감이 들지 않았으면 해.
충분히 그 감정들과 대화를 하면
'안 좋은 감정'들은 수그러들기 마련이고,
그 자리에 따른 감정이 들어갈 공간이 생기더라고.
우리는 그 공간을 "여유"라고 부르기도 하지.
그 빈자리가 생겼을 때,
내가 원한다면, 준비되었다면
네가 원하는 감정들의 씨앗을 뿌릴 기회들이 생길 거야.
물론 그에 대한 책임을 질 준비 정도는 되어있어야겠지.
그리고 내가 어떤 사람이 돼야 하는지,
어떤 사람이 될 수 있는지
나의 진짜 potential 들이 보이기 시작해
 
나를 들여다보는 것은, 깨달음을 얻는 것은
생각보다 기쁜 것이 아니야.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은 고통스러워.
나의 모든 것이 부서질 정도로...
하지만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
어떤 사람이 될 수 있는지 알고 싶다면,
그만큼의 고통은 감수해야 하지 않겠어?
 
스스로와 대화하면서 처음 깨달은 것은
나는 31년 동안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구나! 라는 것이야.
31년 동안 내가 누구인지 잘 몰랐어.
지금도 잘 몰라.
하지만 확실한 것은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 조금 달라졌다는 것.
내가 날 바라보는 시선도 조금 달라졌다는 것.
그리고 스스로 대화하는 법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는 것.
 
이렇게 나를 천천히 알아가면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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